검색 입력폼
“탄소중립 달성하려면 계통 확보 선결돼야”
이광재 외교통일위원장·김주영 의원·전기신문 공동으로 2022년 전력계통 포럼 개최
그동안 에너지전환 초점은 ‘재생E 확대’…이제 전력계통 확보 논의해야 ‘한 목소리’
윤대원, 정세영 기자    작성 : 2022년 01월 19일(수) 12:43    게시 : 2022년 01월 19일(수) 13:39
19일 본지와 이광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2022년 전력계통 포럼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전력 전문가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전력망 확보가 선결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기신문 윤대원, 정세영 기자]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40% 줄이기로 하면서 전력산업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확정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배출목표(NDC)에 따르면 전환 분야의 감축 부문에서만 2018년 대비 44.4%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는 205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최대 70%(A안)까지 끌어올리는 계획이 담겼다.

이 같은 정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튼튼한 전력 계통이 뒷받침돼야 한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수요지까지 전달할 수 있는 길이 뚫려야 할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는 간헐성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 자원 등도 대폭 확보해야 한다.

1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본지와 이광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2022년 전력계통 포럼’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생산한 전기를 전송할 수 있는 계통 확보가 선결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철휴 한국전력 계통계획처장.
◆“계통 투자 최적화 위한 분산화 등 논의해야”=이철휴 한전 계통계획처장은 이날 특별세션을 통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전력망의 역할 및 계획’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동안 에너지전환에 대한 논의의 대부분이 ‘어떻게 전기를 생산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어떻게 생산한 전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느냐’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이 처장은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공급 과정에서 계통의 역할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는 것.

특히 재생에너지의 증가는 계통 확대와 계통의 안정적 운영 측면에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라 필요한 계통 인프라는 지난 60년간 보급한 전력망의 두 배 가까이 될 것이라는 게 이 처장의 설명이다. 변전소만 약 1600곳으로 현행 대비 1.9배, 송전선로 약 6만C-km로 현행 대비 1.7배 수준의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 처장은 이 같은 막대한 계통 투자를 최적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생산지역과 소비지역이 불균형을 이루는 현 전력산업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생산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흔히 호남지역을 꼽는다. 호남지역의 재생에너지 생산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전기사용의 대부분이 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있다. 앞으로 호남지역의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늘게 될 경우 남쪽에서 북쪽으로 조류가 올라가는 융통조류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융통전력망을 확보해야만 계통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데, 단순히 전력망만 늘리기보다는 수요 분산 등을 통한 최적화 방안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 처장은 섹터커플링과 HVDC 등 기술 고도화를 통해 계통 투자를 일부 완화하면서도 이른바 ‘전기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 등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방안을 통해 계통 보강 투자비를 최적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기존에 설치된 송전선로를 개선하는 것 역시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전국에 설치된 154kV 송전선로를 345kV로 격상함으로써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기존 345kV 선로를 765kV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주민수용성 문제로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이 처장은 “전력망이 없는 곳에 발전소를 지어봐야 소용이 없다. 이제는 이 계통을 어떻게 지을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계통 안정화와 물량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과 제도가 따라붙는다면 한국에서 전력 르네상스를 새롭게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환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전력망 안정성 확보 위한 대책 마련 중요”=김철환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전력계통 운영 과정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심화로 인한 품질 저하와 계통 붕괴를 예방하는 것 역시 전력산업의 중요한 도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전력수요와 공급량이 일정한 수준으로 밸런스를 유지해야만 고품질의 전기를 생산하는 구조가 된다. 그러나 발전량을 예측하기 어려워 불확실성이 높고 시간에 따른 변동성이 높은 재생에너지가 대량 투입될 경우 전력계통에 여러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플러스 DR, 전기차를 활용한 V2X,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기술 고도화 등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한 김 교수는 분산자원의 통합관리와 최적화에 대한 논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전력계통의 관성 감소로 인한 운영의 어려움이 커지는 것 역시 전력산업계가 해소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발전기의 관성은 물체가 외부에서 발생하는 힘이 없을 때 처음의 운동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하려는 성질이다. 기존 발전원의 경우 터빈을 빠르게 회전시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터빈이 지속적으로 회전하고 점차 속도를 줄여나가기 때문에 주파수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 따라 기존 발전원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릴 경우 계통의 관성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인버터 기반의 태양광·풍력발전과 연료전지 등은 관성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전기공급이 단숨에 ‘0’으로 떨어져 주파수를 빠르게 변화시킨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김 교수는 “태양광이나 풍력, 연료전지 등은 관성이 없기 때문에 외란이 생겼을 때 주파수가 빠르게 응동하지 못한다. 이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계통 전체의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
◆“전력시장 혁신 없이 에너지전환 어렵다”=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는 NDC 상향과 탄소중립에 따라 큰 변화를 겪어야 하는 전력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현행 전력시장의 혁신이 선제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중앙집중식 전력시스템 고착화를 지난 40년 전력산업의 부정적 평가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특히 그동안 저렴한 전기요금을 통해 경제성을 확보한 데 대한 기여는 높게 평가하지만, 전력공기업에 지속적인 적자 부담을 지우는 현행 요금제도는 앞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 투자와 신산업 육성에 들어가는 비용은 지속적으로 확대될텐데, 현행 구조 상에서는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

사실상 전기요금 현실화가 에너지전환의 선결과제가 된다는 것.

특히 저렴한 전기요금이 수요관리의 필요성을 낮추고, 관련 산업 육성을 저해해 온 만큼 인프라 확대와 함께 적절한 수요관리 신호를 제공해 전기공급을 늘리는 것 뿐 아니라, 전기사용량을 줄이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 수요와 공급 간 밸런스를 호가보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자고도 했다.

전력 산업의 변화에 직면한 상황에서 고려해야 할 것으로 ▲전력공급 안정성 ▲경제성 ▲산업계 기여를 꼽은 박 교수는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산업계 발전에 기여하는 내용 없이 미래의 전력산업을 논할 수 없다”며 “어떻게 튼튼하고 똑똑한 전력망을 만들 것인가가 앞으로 30년 간 전력계통 분야의 임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요금 정상화가 미래 전력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선결 과제다. 전력망에 투자하려고 해도 돈이 있어야 하고, 신산업을 육성하려고 해도 마찬가지”라며 “한전의 적자를 담보로 이를 끌고 가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가격 시그널, 지역 그리드 등 도입해야”=패널 토론에서는 지역별 전력 수급 불균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전문가 제언이 잇달아 제시됐다.

이근대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지역별 수급 불균형 문제는 북상조류에 따른 국내 발전설비의 편재성 때문에 오랫동안 지적돼 온 문제”라며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시설을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방안 외에 가격 시그널을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한국전기연구원 박사는 “지역별 수급 안정화를 위해서는 지역별 수요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며 “현재 하나의 전국적인 통합망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지역별로 분화해 지역 단위의 망을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기사업법에 따라 2년마다 수립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절차와 틀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성배 전력거래소 본부장은 “신재생 발전설비의 건설기간은 통상 2~3년 소요되는 반면 송전선로는 6~8년 걸려 이 간극을 해결해야만 신재생 보급 촉진이 가능하다”며 “신재생 입지에 유리한 지역을 미리 선별해 송전설비 투자를 선제적으로 단행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선발전 후송전계획 체계를 선송전 후발전계획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양 본부장의 제언이다. 특히 송배전망을 통합한 전력계획으로의 전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재환 산업통상자원부 계통혁신과장은 “지난해 말 발표한 전력계통 혁신방안에 따라 선계통 후발전 패러다임으로 전환해 재생에너지 확충 과정에서 전력망에 대한 고민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며 “특히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는 공동접속설비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상업운전과 발맞출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또 “대규모의 전력망 투자는 불가피하지만 무한정으로 투자할 수는 없다”며 “광역 지자체 차원에서 해당 지역의 전력망을 최적화해 최대한 수급을 맞추되 불가피한 경우에 전국 차원에서 전력을 융통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대원, 정세영 기자 ydw@electimes.com        윤대원, 정세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전력 최신 뉴스
많이 본 뉴스
Planner
2022년 2월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