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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교수 “우크라 침공 시 유가 100불 이상 슈팅…韓 장기계약으로 다행”
침공 시 유럽 충격 크지만 다른 지역 영향 제한적
석유 거래시장 활발하고 천연가스 장기계약 많아
광물 자원무기화 대비 재활용 생태계 구축 필요
2050년 수소 제1 에너지, 해외 업스트림 지원해야
윤병효 기자    작성 : 2022년 01월 29일(토) 07:00    게시 : 2022년 01월 29일(토) 07:00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미국·유럽과 러시아 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86~89달러를 기록해 2014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며, 천연가스 가격은 아시아 현물 기준으로 MMBtu당 3월물이 25달러인데 4월, 5월물이 28달러로 더 높게 형성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우리나라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국 가운데 5~6위를 기록할 정도로 주요 공급국이어서 수급 중단이 이뤄진다면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타격이 미칠 수밖에 없다.

광물시장이 예측이 힘들 정도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산업 필수광물의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치솟자 주요 생산국에서 자원무기화 또는 자원민족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회와 정부는 자원을 안보개념으로 전환하고 수급 위기에 대비한 안전한 공급망 확보를 위해 법 제정 및 정책 개선을 준비 중이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부교수는 국내 최초로 글로벌 시장에 대비한 우리나라 에너지 및 광물 자원에 대한 공급망 안전진단시스템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시스템은 자원별 수급 수준을 수치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위기 발생 시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교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시 글로벌 에너지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면서도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원유의 경우 워낙 세계 거래시장이 발달해 있어 다른 수급처를 확보할 수 있고 비축량도 상당해 가격은 어느 정도 오르겠지만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다. 천연가스의 경우에도 유럽에는 큰 충격을 미치겠지만 우리나라는 장기수급 물량이 많아 충격이 덜할 것으로 봤다.

김 교수는 석유, 가스보다 광물 수급 위험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광물은 종류도 다양하고 생산지역도 한정적이어서 자원무기로 활용할 시 현재로선 우리나라가 딱히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처방법으로 자원 재활용 산업을 하루빨리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김 교수는 탄소중립 시대에서 수소가 제1 에너지원으로 등극하지만 우리나라의 생산력은 제한적인 만큼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확보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세계 에너지시장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나.

“당연히 국제유가는 100달러 이상으로 슈팅할 거다. 천연가스는 단정 내리기는 어렵지만 유럽 쪽은 당연히 엄청 오르겠으나 다른 지역이 유럽만큼 오를 것인가는 두고 볼 일이다.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국제유가는 쭉쭉 오르겠지만 단기전이 된다면 역사적 고점에서 봤을 때 150달러 이상은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여기서 중요한 관건은 석유의 주요 소비분야가 모빌리티 연료인데 연료가격이 오르면 전기차 판매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같은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늘릴 것이기 때문에 유가는 올라도 100~120달러 박스권에서 형성될 것이다. 실제 OPEC은 재정 운영 유가인 80달러 근처를 가장 원하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수급이 중단되면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천연가스는 장기계약으로 수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현물가격이 급상승하겠지만 유럽의 충격이 다른 지역에 그대로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수급 위기 시 우리나라의 대비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볼 수 있나.

“석유의 경우 가격은 슈팅할 수 있으나 불똥이 중동으로 튀지 않는 이상 수급 문제는 크게 없을 거라고 본다. 우리나라의 석유 보틀넥은 누가 뭐래도 중동이다.

천연가스는 원유 가격 연동이기 때문에 도입가격이 오르겠지만 한국가스공사가 장기계약으로 많은 물량을 들여오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본다. 다만 현물가격이 크게 오르게 되니까 현물비중이 높은 직수입사에 대한 영향은 좀 클 것으로 보인다.

우라늄은 러시아 근처에 있는 카자흐스탄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어 이슈가 좀 나오고 있지만 호주 같은 대체지역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최근 칠레 대통령이 리튬 국영기업 설립을 발표했고 인도네시아는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도 희토류 국영기업을 통해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광물 자원에서 자원무기화, 자원민족주의가 나타나고 있는데 어떤 대처가 필요하다고 보나.

“광물 자원 수급은 비용의 문제라고 본다. 자원이 희소하다고 아예 없는 게 아니다. 리튬만 하더라도 칠레가 가장 많이, 가장 경제성 있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우위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무조건적인 해외 자원개발만이 답은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다른 지역에서 생산이 이뤄진다면 자원민족주의도 금방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로서는 단기적으로 비축을 강화한다든가 네트워크를 더욱 확대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자원 재활용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은 생각보다 효과적인 우리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자원재활용 인프라를 통해 양은 충분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필수 공급량을 자체 확보하게 되면 자원생산국이 가격이나 공급 가지고 장난을 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현재는 재활용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비싼 것이 문제인데 정책적으로 재활용 메탈 사용을 의무화한다거나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민간기업은 비축의무 부과에 상응해 시장 개방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자원안보기본법 제정 과정에서 아직도 결정하지 못한 부분이 민간에 어느 정도 의무를 부과할 것인가이다. 당연히 민간기업은 자체적으로 안전 재고를 갖고 있지만 비축의무는 여기에 추가되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될 것이다.

이 비용이 판매에 반영되면 시장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비축의무를 공공기관만 가져갈 것인지, 아니면 민간에도 부여할 것인지는 아직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민간에 부여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본다.

시장 개방은 사실 거버넌스라는 측면이 있어서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일단은 인센티브 내지는 비용 보전 쪽으로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본지에 기고한 칼럼에서도 수소 확보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미래에는 수소가 가장 중요한 에너지가 되겠지만 우리나라는 이 역시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지금부터 해외 수소프로젝트에 국내기업이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맞다. 2050년이 되면 수소는 우리나라의 제1 에너지원이 된다. 수소는 재생에너지 단가가 저렴해야 확보할 수 있는데 중동은 kWh당 2센트인 반면 우리나라는 훨씬 비싸다. 정부 정책을 보면 2050년에 국내에서 그린수소 300만t 확보를 목표로 잡고 있는데 굉장한 도전적 수치라고 본다. 왜냐면 발전에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구축하고 거기에 더해 수소 확보에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더 구축해야 하고 탄소포집저장활용(CCUS)도 기본적 구축 물량에 수소용 물량을 더 구축해야 하는데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것은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수소도 석유, 가스처럼 똑같이 수입해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해외 수소 업스트림 프로젝트에 우리가 참여하면 공급망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기업의 수소 업스트림 진출을 위해 정부 지원도 필요해 보이는데.

“현재 수소경제는 민간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긴 하지만 아직 다운스트림에서 돈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원 방식은 우리가 예전에 해외 자원개발에서 했었던 여러 고민들을 그대로 적용시킬 수 있다. 세제 지원도 있을 수 있고 아니면 일본 방식처럼 정부가 민간에 의결권 없는 출자를 하는 식으로 지원할 수도 있다.

성공불융자는 필요 없을 것이다. 석유, 가스 자원은 지하를 탐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확률이 낮았지만 수소는 검증된 기술로 생산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패 리스크는 없다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진출하기에 더욱 유리하다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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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원경제학회 총무위원장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 ▲Sussex대학 과학기술정책연구소(SPRU) 방문연구원 ▲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 부교수


윤병효 기자 chyybh@electimes.com        윤병효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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