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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교수의 월요객석) 과속하는 발전용 연료전지 보급사업, 재검토가 필요하다
김성수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    작성 : 2022년 02월 03일(목) 12:20    게시 : 2022년 02월 04일(금) 08:47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하여 수소를 활용하는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약 30조원 규모의 예산이 수소의 생산과 공급에 사용될 예정이고 많은 나라에서 기업들이 수소관련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소경제를 위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 로드맵에 따르면 수소경제의 최종 수요처는 수소자동차와 발전용 연료전지인데 현재 수소자동차는 보급이 미미한 수준이라 당분간 수소의 최종소비처는 발전용 연료전지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발전용 연료전지는 최근 5년간 3배 이상 급격히 증가하여 2020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약 11%를 차지하며 풍력발전량을 초과하고 있다. 수소경제 로드맵에 따르면 2020년 설비용량 0.6GW인 발전용 연료전지 설비를 2040년 15GW 수준으로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발전용 연료전지를 보급하는 목적은 수소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수요지에 위치한 분산전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분산전원으로서 연료전지도 정부에서 설치비를 지원받은 기존 설비를 보면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많은 설비가 가동을 멈춘 상태인데 운전에 필요한 가스비용이 생산된 전기수입을 크게 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가스로부터 수소를 추출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효율이 기존 가스복합발전보다 낮아서 발생한 현상이다.

가스로부터 전기를 생산하기까지의 종합효율이 낮은 문제는 연료전지의 보급을 확대할수록 온실가스 배출량도 덩달아 증가시키기 때문에 탄소중립과도 충돌한다. 1990년부터 지속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이 이루어진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증가하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따라 다른 나라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줄여나가야 한다. 대규모 발전용 연료전지의 보급은 그렇지 않아도 쉽지 않은 NDC 목표 달성을 더욱 어렵게 한다.

정부에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그레이 수소가 아니라 탄소를 포집하여 저장하는 블루 수소를 거쳐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그린수소를 활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도 미완성이지만 포집된 가스를 저장하는 방법은 아예 검증된 사례가 없다. 특히 국내에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장소도 없기 때문에 해외로 보내야 해서 2030 NDC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블루 수소를 활용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재생에너지의 발전비중이 40%가 넘는 독일에서는 그린수소 활용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형태로 도전한다고 하지만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5% 미만인 우리나라에서는 그린수소 활용을 위해서라도 재생에너지 보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좌초자산이 될 가능성이 높은 발전용 연료전지를 무리하게 보급하는 것보다 이미 다른 나라들에서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검증된 재생에너지 보급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재생에너지의 절반 이상이 낮에만 가동되는 태양광에 집중되어 있어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밤에도 운전하는 풍력발전의 비중을 확대하는데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현재 재생에너지와 발전용 연료전지는 가격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통하여 보조금을 받고 있다. 특히 발전용 연료전지는 높은 투자비와 연료비를 회수할 수 있도록 REC 가중치를 2배로 높게 받고 있다. 그러다보니 2020년 REC 정산대상 물량의 약 18%를 차지할 정도로 발전용 연료전지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를 대규모로 확대하면 REC 물량이 더욱 증가할 것이므로 재생에너지를 보급하는데 사용될 REC 보조금을 잠식하여 정작 시급한 재생에너지의 투자를 가로막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수소경제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탄소중립 목표와 배치되어서는 곤란하다. 여건이 미성숙한 상태에서 과도하게 보급정책을 펴는 것은 수소경제 자체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이라는 보다 근원적인 목표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그레이 수소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발전용 연료전지 보급 위주의 수소경제 로드맵을 수소의 생산이나 이용과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김성수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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