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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소·부·장 할당관세 공급망 위기 불러온다
1년간 17개 수입품목 관세 8→0% 적용
수입품목 경쟁력 높여 국내 소·부·장 자생력 약화
박철완 교수 “할당관세는 대기업 민원 성격 짙어”
윤병효 기자    작성 : 2022년 02월 03일(목) 12:36    게시 : 2022년 02월 04일(금) 10:40
배터리의 중요한 소재 중 하나인 구리박. 사진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국내 배터리 산업은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반도체와 함께 미래 먹거리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완제품에 들어가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은 수입의존도가 너무 커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국내 소‧부‧장 산업 육성 및 자급률을 높여야 할 정부가 오히려 이를 저해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더욱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년 한시적으로 배터리의 소‧부‧장 품목에 대해 할당관세를 설정했다. 할당관세란 특정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일정 기간 한시적으로 낮춰 주는 제도를 말한다.

산업부는 지난해 20개 배터리 소‧부‧장 품목에 대해 5~8%의 관세를 0%로 낮춘 데 이어 올해는 17개 품목의 관세를 0%로 적용했다.

대상 품목은 LCO양극재, LNCM양극재, LNCA양극재, 전극, 흑연화합물, 인조흑연, 구리박, PE분리막, 전해액, 파우치, PVDF바인더, NCM전구체, 소성로 등 모두 배터리의 핵심 소재와 장비들이다.

이 같은 할당관세 정책은 수입품목의 가격을 낮추기 때문에 배터리 완제품 기업에는 유리하나 국내 소‧부‧장 기업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사용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전구체 수입액은 2020년 13억6748만달러에서 2021년 25억7293만달러로 88.2% 증가했다. 전구체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전 단계 물질이다.

음극재 소재인 인조흑연 수입액도 2020년 9878만달러에서 2021년 1억1249만달러로 13.9% 증가했고, 같은 기간 PE분리막은 3억5883만달러에서 3억8028만달러로 6% 증가, 구리박은 3억7516만달러에서 4억9584만달러로 32.2% 증가했다.

정부도 배터리 소‧부‧장의 수입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2030 이차전지산업 발전전략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배터리 4대 소재의 수입의존도는 양극재 47.2%, 음극재 80.8%, 분리막 69.5%, 전해액 66.2%이다. 또한 QY리서치에 따르면 전구체의 수입의존도도 77%나 된다.

정부는 발전전략에서 “소재, 부품은 여전히 수입의존도가 높고 시장점유율도 낮은 상황”이라며 “원재료도 공급망 다변화 및 국내 생산기반 확충이 필요하다”고 문제 의식을 가졌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외려 핵심 소‧부‧장 품목의 수입을 장려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어 모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정책이 모순이라는 것은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021년 4월 발간한 ‘한중일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글로벌공급망(GVC) 연계성과 우리 기업의 대응 분석’ 연구에 따르면 502개 소‧부‧장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가장 원하는 정부 정책 순위에서 4번째가 ‘민감 품목의 관세철폐 유예’로 나타났다. 특히 소재 기업들은 이 정책을 3번째로 원했다.

할당관세 정책이 실제로 소‧부‧장 기업들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배터리 소‧부‧장 품목의 할당관세 정책은 가장 많은 수혜를 입는 배터리 완제품 업체들의 민원 성격이 짙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소부장 할당관세 정책은 완제품 대기업의 민원 성격이 짙다”고 지적하며 “할당관세를 철폐해야 국내 소부장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해외 기업의 국내 유치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빈 QY리서치 대표는 “배터리 클러스터 조성, 투자 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 전문인력 양성 등 소프트 파워 강화를 통해 해외 기업의 국내 유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lectimes.com        윤병효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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