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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LED조명 EPR 편입, 제조·수입업체 의견도 충분히 들어야
윤정일 기자    작성 : 2022년 02월 09일(수) 09:53    게시 : 2022년 02월 10일(목) 09:56
[전기신문 윤정일 기자] 세계경제포럼(WEF)은 매년 전 세계 141개국을 대상으로 국가경쟁력을 평가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결과에서 우리나라는 141개국 중 종합순위 13위를 기록해 대체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공공부채의 지속가능성 등 거시경제의 안정성과 ICT 보급은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고, 인프라(6위), 보건(8위), 혁신역량(6위)도 10위권 이내를 나타내며 최상위권 수준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제도적 환경에 대한 평가는 이 같은 성과와는 거리가 멀다.

제도적 요인 부문 중 ‘정부규제가 기업 활동에 초래하는 부담’은 87위로, 항목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또 법체계의 효율성(45위), 정부 정책의 안정성(76위) 등도 매우 낮게 평가돼 결과적으로 국가경쟁력을 좀먹는 요인으로 치부됐다.

모든 국가적 아젠더와 법체계를 아우르는 정부 시스템이 이 모양이니, ICT 보급과 인프라, 보건 역량이 세계 톱클래스인들 무엇을 하겠나.

최근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LED조명의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편입 문제는 정부가 규제를 통해 기업 활동에 어느 정도 부담을 줄 수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환경부는 지난 2017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LED조명 속에 든 비소가 1급 발암물질인 만큼 LED조명의 EPR 제도 편입 필요성이 있다”는 당시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의 주장이 제기되자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폐기물자원순환학회에 연구용역을 맡겼다. 하지만 비소의 함유 문제도, 경제성 문제도 확인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자 이번에는 산하기관인 한국환경공단에 다시 한번 용역을 줬고, 경제성이 있다는 정반대의 결론을 얻었다.

이후 진행과정은 일사천리였다. 환경부는 곧바로 일부 지자체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했고, 그 결과를 토대로 2023년 본 사업 시행을 결정해 버렸다.

환경부의 정책결정에 명백한 하자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이 과정에 핵심 이해당사자인 LED조명 제조`수입 업체가 빠졌기 때문이다.

LED조명업계가 EPR제도 편입을 처음 공식적으로 인지한 것은 2020년 12월 ‘EPR제도 도입 1차 간담회’ 때다. 이후 환경부는 불과 두달 만에 LED조명을 EPR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담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2021년 2월 16일)했다. 단 한차례의 의견수렴만 거친 뒤 부랴부랴 입법예고를 해버렸다. LED조명업계가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추가적인 논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이유다. 하지만 정부의 행보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LED조명 기업들은 규모에 따라 형광등 업체처럼 최대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분담금을 납부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폐LED조명 재활용 비용을 분담할 LED조명 생산·수입업체의 주장은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정부 정책을 정한 뒤에 당사자에게는 일방적으로 통보해버리는 나쁜 악습이 이번 사례에서도 재발한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왜 정부규제 부분이 최악의 성적을 거뒀는지를 납득할 만 하다.



윤정일 기자 yunji@electimes.com        윤정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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