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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계획은 한수원, 사용후핵연료 관리는 정부가… '고리1호기 해체' 오리무중
원자력안전위,적절성심사 무기한 연기
부산・울산,‘ 맥스터 건설로 건식저장 가능한 경주 월성1호기 먼저 해체될까’ 우려
윤재현 기자    작성 : 2021년 09월 30일(목) 03:30    게시 : 2021년 10월 06일(수) 21:24
현재 고리1호기 사용후핵연료는 수조 속에 저장돼 있다. 전문가들은 고리1호기 원활한 해체를 위해 수조 속에 잠긴 사용후핵연료를 꺼내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기신문 윤재현 기자]

국내 원전 해체산업의 ‘마중물’인 고리1호기 해체 작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리원전 1호기의 해체 계획과 관련한 적절성 심사를 무기한 연기했기 때문이다. 고리1호기가 지난 2017년 6월 19일 가동을 멈춘 후 해체산업 육성 전략이 2년 전 나왔지만 고리1호기 해체 관련 진척은 지지부진한 것이다.

이 때문에 고리1호기가 위치한 부산·울산 지역에서는 ‘경주의 월성1호기 해체가 더 빠를 수 있다’는 비아냥 섞인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제147회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한수원이 제출한 고리1호기 최종 해체계획서와 품질보증계획서 등을 검토한 결과 사용후핵연료 관리계획이 미비한 것으로 판단하고 심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사용후핵연료 반출 방법 및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연기 사유다.

이대로라면 내년부터 본격 해체 작업에 돌입해야 하지만 관련 절차들이 지연되면서 원전 해체 작업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고리1호기 해체의 직접적인 영향권인 부산·울산 지역에서는 한수원보다 정부를 비판하는 분위기다.

해체계획은 사업자인 한수원이 하는 것이 맞지만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은 정부의 업무이다 보니 한수원에서는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수원 최종 해체계획서에 ‘고리1호기의 사용후핵연료는 정부 정책이 확정되면 계획을 별도로 수립해 관리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후핵연료가 아직 수조 속에 있는 고리와 달리 경주 월성은 최근 맥스터 건설로 건식 저장이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행정적 절차 속도 면에서 고리1호기보다 앞서 해체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환경단체에서도 원안위의 해체승인 심사 연기와 관련해 비판적인 입장이 나왔다.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탈원전을 위해 원전해체 로드맵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하는데 해체 관련 연구 예산도 삭감되는 분위기”라면서 “한수원의 부실한 계획으로 지연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며 호기간 이동을 해서라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리2·3·4호기도 폐로에 들어가야 하는데 한수원이 원전 설계 수명 이상으로 원전 가동 연장을 추진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현 정부가 원전 해체가 500조원 시장이라면서 지역의 중소기업들에 장밋빛 환상을 심어줬다”고 비판했다.

지역에서는 대선 이후 정부의 정책이 바뀔 것이라면서 원안위의 결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의견도 있다.

반면 원전 인근 주민들을 중심으로 지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조원호 고리원전현안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원안위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정부는 재검토위원회에서 권고한 데로 특별법을 우선 제정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수조 안에 있는 사용후핵연료를 다른 곳으로 옮긴 후 해체에 들어가야 한다"라면서 "주민들과 협의 후 임시저장시설을 만드는 것이 시급한 현안"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원전 전문가는 "경주가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 시설 문제를 해결해 고리1호기보다 먼저 해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기본계획, 주민 공청회, '해체계획서 심사' 등 관련 절차가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데다 대선 이후 월성1호기는 재가동될 가능성도 있어 한국의 대한민국 원전 1호인 고리1호기가 해체 분야에서도 최초의 원전이 되는 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2017년 6월 영구정지된 고리1호기의 해체 기간은 대략 15년(즉시해체), 사용후핵연료 인출, 냉각 및 안전관리(5년 이상), 시설 및 구조물 제염·철거(8년 이상), 부지 복원(2년 이상)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윤재현 기자 mahler@electimes.com        윤재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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