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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규 교수의 등촌광장)탄소중립과 사회 양극화
이동규(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작성 : 2021년 12월 06일(월) 08:33    게시 : 2021년 12월 07일(화) 09:11
지난 해 10월 대통령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 이후, 1년 남짓의 시간이 지났다. 1년여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우리 사회에는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책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탄소저감 의지가 녹아들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다만 탈탄소화를 향한 노력과 더불어 곳곳에서 당황스러운 인식의 변화를 경험하여 우려의 마음을 담아 여기에서 다루려 한다. 그것은 바로 탄소배출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다. 즉, 탄소를 적게 배출하면 착한 것이고, 탄소를 많이 배출하면 나쁜 것이라는 식의 판단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탄소를 비용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국제사회에서 탄소로 대표되는 온실가스의 감축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 교토의정서가 합의되었을 때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교토의정서는 유럽의 주요 선진국 위주로 적용됨에 따라 우리나라 국내에서는 이러한 국제적인 움직임을 대부분 인지하지도 못하고 지냈다. 그나마 국내에서 온실가스를 비용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시하면서가 아닐까 싶다. 이후 경제성장의 방향을 저탄소·친환경적으로 추진하자는 움직임은 있었더라도 탄소배출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의 탈탄소화 움직임 가운데에서는 탄소배출원에 대하여 부정적인 이미지를 넘어서 적대감마저 표현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탄소다배출 생산활동에 대하여 적대시함으로써 피아(彼我)를 구분하는 편가르기식 발언을 하는 사람들도 접하게 된다.

탄소배출을 마치 선과 악처럼 구분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산업혁명 이후 경제성장의 원동력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생산활동이었다. 우리나라는 6·25전쟁을 겪으면서 1950년대를 폐허 속에서 시작하였으나, 1996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29번째로 가입하였고 최근에는 G7 정상회의에 초청받는 등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어냈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나라에서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에너지 소비량도 급속도로 증가함을 의미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에서도 철강이나 석유화학, 시멘트 등의 중공업을 기반으로 국제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화석연료가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차지해 왔음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에서 1인당 탄소배출이 높은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고 그만큼 경제가 급속히 성장했음에 대한 반증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탄소다배출 업종이라는 이유로 비난하고 적대시하는 것은 지나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탄소다배출 산업 내에서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매우 높은 수준의 효율성을 달성하고 있기 때문에 동종 업계에서 단위 생산량당 탄소배출량이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구조가 금융서비스 등의 3차 산업 중심으로 생산을 이루어낸다면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에너지 소비가 크게 증가하지 않을 수 있고, 1인당 탄소배출도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금융부문을 비롯한 서비스 분야에서의 세계경쟁력이 그리 높지 못하다. 산업경쟁력이라는 것이 계획만 잡으면 바로 강화되는 것도 아니다. 단지 탄소배출량이 많다는 이유로 국가의 기간산업들을 배제하는 것은 눈으로 보이는 비용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것이다. 필자는 탄소다배출 업종을 사회적으로 적대시하기보다는 해당 업종이 에너지 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힘을 합치는 자세가 경제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세가 아닌가 한다.

사회의 양극화는 통합과 협력을 저해하고 분열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현상이다. 소득의 양극화나 이념의 양극화가 대표적인 양극화의 사례이다. 그런데 이제는 탄소배출을 가지고도 피아를 구분하려 하는 극단적인 자세가 나타나고 있다.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탄소배출마저 사회적인 분열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탄소배출은 특정 집단, 특정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부터 시작하여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탄소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회 각 분야에서 각자의 역량에서 감당할 수 있는 부분들은 감내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이다. 그것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전환이 될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탄소중립이라는 장기목표가 달성되기 위해서는 미래세대의 가치관도 탈탄소화에 대해 왜곡되지 않도록 교육분야에서의 탄소중립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며, 이에 대한 각별한 노력을 요청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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