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입력폼
'원자력안전소통법 시행령안' 원전 주민과 불통 시작하나
과도한 비공개로 지역 국회의원도 몰라
민간환경감시기구 원자력안전정보공유센터 배제에 반발
원전 최인근 주민 1명 없는 '원자력안전협의회'구성 가능
윤재현 기자    작성 : 2021년 12월 22일(수) 00:45    게시 : 2021년 12월 23일(목) 10:54
[전기신문 윤재현 기자] ‘원자력안전 정보공개 및 소통에 관한 법률’(이하 소통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을 앞두고 원전 최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6월 소통법이 시행됐으나 세부적인 내용을 규율하는 하위법령은 아직 제정되지 않았다.

소통법의 주요 내용은 ▲원자력안전정보의 공개범위 확대 ▲정보공개의 주체가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원자력사업자로 확대 ▲원전 주변지역에 원자력정보공유센터 설치 ▲주요 정책 수립할 때 원안위가 직접 공청회 개최 ▲원자력안전협의회 설치의 법적 근거 마련 등이다.

신고리 원전 최인접 지역에 사는 김모씨는 “한수원에 궁금한 것은 정보공개, 원자력의 과학적 내용은 민간환경감시기구를 통하면 알 수 있는데 정보공개 운운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지역에서는 원자력안전협의회(이하 협의회) 구성과 관련해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원전 최인접 지역의 목소리가 묻힐 수 있다는 것이다. 협의회 위촉위원을 원전 소재 기초의회가 광역의회와 협의해서 추천하고, 기초단체장이 광역단체장과 협의해 추천하게 돼 있다.

세울본부 인근 주민인 김모씨는 주민들 안전 문제에 정치가 개입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자체 의회에서 추천하면 의원으로서는 원전 최인접 지역주민이 아닌 선거를 도와준 ‘딴 동네 사람’을 추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장이 대등한 관계에서 협의가 되겠냐”고 반문했다.

당이 다르면 갈등의 소지도 있고 같은 당이라면 정치적 힘이 더 센 광역단체장 의견이 관철될 개연성이 높으며 광역지자체 이내에서 원전과 멀리 떨어진 지역 사람이 추천돼도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원전 최인접 지역주민이 단 1명도 포함 안 된 협의회 구성도 가능하다.

주민들의 불만은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소통법 제5조에는 지자체 내에 원자력안전정보공유센터(이하 정보센터)를 설치하거나 필요한 전문인력과 시설을 갖춘 기관을 정보센터로 지정해 운영할 수 있게 규정했는데 기관 선정 기준을 두고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시행령안을 보면 정보센터로 지정될 수 있는 기관으로 공공기관, 정부출연기관, 대학, 원안위가 인정하는 기관 등이 포함되는데 원전 최인접 지역에서 수십 년 동안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활동했던 원자력민간환경감시기구(이하 감시기구)가 빠졌다.

원전 주변 지역에서는 감시기구를 제외하면 정보센터가 될 만한 기관이 없다. 오히려 원전과 멀리 떨어진 수도권 소재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센터를 만들 수 있다. 지역과 소통하겠다는 것이 빈말이 되는 것이다.

지역의 원전 전문가는 원자력안전재단(이하 안전재단) 조직을 확대하고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감시기구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안전보다는 진흥에 가깝기 때문에 빠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원전 전문가는 감시기구가 산업부 예산으로 운영되지만 원전 최인접 지역주민의 안전을 위해 오랜 기간 활동했고 그동안의 축적된 경험으로 지역 원전 안전 업무와 지역민과 소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안전재단 및 다른 공공기관을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시행령 제정과정에서 과도하게 보안을 유지하고 공개를 꺼려 한 원안위의 업무태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달 초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워크숍에서는 원안위에서 언론의 취재를 막았으며 시행령안을 당일 배부했는데 배부 당일 회수하려고 했으나 참석자들의 반발로 회수하지 못했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했던 한 주민은 “당일 주고 검토하라는 것이 상식적이냐”고 항의했다.

원자력에 관심이 많은 윤모 변호사는 “시행령 및 시행규칙은 국회를 통과한 법률보다 구체적이고 상세히 규정되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며 “그런데도 당일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보여주고 검토하라는 것은 졸속행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법령은 제정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공개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 원안위의 태도는 나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기장군을 지역구로 둔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도 소통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내용을 모르고 있었으며, 대다수 지역 환경단체 운동가들도 알지 못했다.

한 환경단체 운동가는 “소통법이 아니라 불통법”이라고 비판했다.

기장군의 소극적인 태도도 비난을 받고 있다. 본지가 여러 번 군수실을 통해 연락했으나 처음에는 시행령이 제정과정에 있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했으나 나중에는 공문으로 질의하라는 회신을 얻었다.

행정기관인 기장군청에서 답변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기장군 입장이 이해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평소 오규석 기장군수의 스타일로 봐서는 이해할 수 없다며 군수에게 제대로 보고가 안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원자력은 주민들 안전과 관련된 사안으로 기장군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하는데 정관신도시에 비해 유권자가 적은 장안읍이 상대적으로 소외당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지역주민 김모씨는 “제주도에서 불났는데 부산 사람에게 불을 끄라면 말이 되냐”면서 “소통법 관련 법령이 제정되기 이전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행령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원안위 및 안전재단이 원전 인근 주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윤재현 기자 mahler@electimes.com        윤재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원자력 최신 뉴스
많이 본 뉴스
Planner
2022년 2월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