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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교수의 등촌광장) EMS 시장의 문제점과 기회
김정욱 상명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작성 : 2022년 01월 03일(월) 08:13    게시 : 2022년 01월 04일(화) 09:56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 보면 희극이다”는 찰리 채플린의 말로 삶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을 표현한 말이다. 살면서 세상의 많은 일이 이러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는데 최근 에너지관리 시장(EMS; Energy Management System)도 그 중의 하나이다.

EMS는 정보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측정하고 분석하여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통합 에너지관리 시스템으로 대상에 따라 주택(HEMS), 빌딩(BEMS), 공장(FEMS), 지역(CEMS)으로 구분된다. 정부는 국내 에너지소비의 약 20%를 차지하는 건물부문의 에너지효율 제고를 위하여 2017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건물에 BEMS 설치를 의무화하고 세액공제와 에너지진단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BEMS의 보급 확산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고자 에너지 관련 데이터의 종류·단위·검증 방법과 에너지절감량 효과 산정 기준·방법을 표준화한 국가표준(KS)을 제정하고 한국에너지공단에서 표준에 근거하여 BEMS 설치 확인 제도를 시행중이다. 일견하여 KS 표준을 토대로 정책, 신시장, 인센티브, 검증까지 일관된 시스템을 구축,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BEMS 현장의 목소리는 기대와 많이 다르다. BEMS를 설치하여 운영하는 기관은 BEMS가 모니터링 위주로 제어 기능이 부족하거나 시스템의 안정성이 없어서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 BEMS 담당자가 지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BEMS 구축 업체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관공서 위주의 의무화 시장에서 최저가 입찰은 당연한 귀결이며 발주처와 구축 업체에게는 BEMS 설치 확인을 받는 것이 지상 목표가 되었다. BEMS의 목적과 목표는 뒷전이고 의무화만 남은 것이다. 잘해보기 위해 만든 표준과 제도가 발전의 한계를 그어버리는 양면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여러 정황을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첫째, 표준은 홀로 있는 외딴 섬이 아니라 관련된 표준과 유기적으로 연계가 되는 군도 형태가 되어야 유용성이 높아지는데 BEMS KS는 관련 분야의 국제표준이나 BAS(Building Automation System)에 대한 신중한 고려 없이 독자적으로 제정되었다. 일반적으로 BAS는 건축물에 설치된 다양한 센서 정보를 수집하고 건축물의 기계 및 전기 설비를 자동으로 운전하며 BEMS는 BAS로부터 제공 받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에너지의 상세 분석을 수행한다. 상호간 이렇게 깊은 관련이 있음에도 BEMS 세부 기준이 BAS 세부 기준에 대한 고려없이 제정되어 BEMS의 기능이 제한되고 활용성이 낮아지는 문제가 초래되었다고 생각된다. 둘째, BEMS 운영에 대한 기준이 제시되지 못하여 BEMS에 관련된 투자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건축물 소유주와 건축물 이용자가 다른 경우에는 BEMS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적정한 투자보다는 최소 비용을 투자하려고 할 것이다. 셋째, 건축물과 설비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일천하고 기술력이 약한 기업이 저가로 수주하여 부실 시공을 하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적인 BEMS 구축 비용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어 실적 확인을 위한 최소한의 기능을 구축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겠으나 투자 효용이 높은 가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표준과 기준, 입찰제도에 대한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나, 코로나19로 인한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는 BEMS와 관련 산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일례로 스마트 빌딩에 도입되고 있는 디지털 트윈 기술은 현실 세계의 건물을 모사한 디지털 세계의 건물에 사전에 적용해본 가상 시나리오 중에 최적의 방안을 실제 건물에 적용하는 시스템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는 시뮬레이션 기능을 탑재하여 다양한 분야의 예측 및 진단, 최적 제어에 활용할 수 있다. 고도화된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하여 BAS와 BEMS 같은 지능형 시스템의 상호운영성과 표준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이를 통해 BAS와 BEMS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국가적 목표인 에너지 효율화를 더욱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기반의 신기술은 스마트 빌딩 업계와 BEMS 분야를 더욱 고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필

상명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전) 상명대학교 일반대학원장

(현) 한국지능형스마트건축물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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