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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겸 시인의 금요아침)국가지도자의 덕목
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작성 : 2022년 01월 11일(화) 09:19    게시 : 2022년 01월 13일(목) 10:32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장림 깊은 골로 대한 짐승 내려온다.’ 이 구절은 가수 이날치 그룹의 ‘범 내려온다’라는 가사의 일부분인데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 준 가요이기도 하다. 얼터너티브 팝 밴드를 표방하며 우리 민족 고유의 판소리를 대중 깊숙이 파고들어 본인도 모르게 입에서 흥얼거리게 하는 중독성 음계는 우리에게 매력적 대안가요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러한 범이 2022년 우리나라에 내려 온 것이다. 올해는 임인(壬寅)년 범의 해로써 용맹하고 지혜로운 흑호(黑虎)의 해다.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린지도 어언 2년이 되었건만 이에 굴하지 않고 천하의 맹수 검은 호랑이는 이 땅에 안착한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이 흑호의 기운이 어려운 경제와 갈기갈기 찢어진 민심이 하루 빨리 치유되기를 바라고 있다.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민심은 날이 갈수록 흉흉해지고 있음에도 정치인과 고위관료들은 소속정당의 이익과 본인의 자리 보존에 혈안이 되어 있을 뿐, 국민들은 안중에 없는 듯하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은 내편과 네 편으로 나눠지면서 국민간의 갈등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일부 소수 집단이기는 하나 내로남불, 아전인수 등 진영논리에 갇혀 내 것과 내편은 모두가 옳고 잘한 일이며 생각을 달리하는 상대편 사람은 모두 적으로 간주하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의 정치 현실을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약 300여 년 전으로 되돌아가 사색당파가 극성을 부리던 시절에 살고 있는 착각이 든다. 이 나라의 국론은 지역과 세대, 그리고 이념과 정파로 나누어져 분열되고 치킨게임 형식으로 서로 간 한 치의 양보 없이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당쟁이 극심한 시기는 조선시대의 선조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당파 싸움이 끊임없이 이어져 여론은 사분오열로 분열돼 있었다. 영조 때 역시 신하들이 국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도를 넘는 당파 싸움으로 삼정은 문란해졌으며 인재등용에도 걸림돌이 되었다. 결국 노론세력과 갈등을 빚은 왕세자인 사도세자가 그들의 모함에 뒤주 속에 갇혀 굶어 죽는 희생을 당하게 됐다. 이후 영조는 국론 화합을 위해 여러 정파와 신하들을 모아 놓고 탕평책을 내놓았다.



탕평이라는 어원은 유교 경전인 서경의 홍범조에 나오는 말로써 한 나라를 책임지는 왕은 당파를 초월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공평하게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탕평책은 조선 19대 왕인 숙종이 처음 시도했었으나 당시 환국이 자주 발생했다. 이후 왕위 계승을 놓고 노론과 소론이 정면충돌한 신임옥사 등 당쟁의 폐단을 뼈저리게 느낀 영조는 1724년 즉위하자마자 탕평정책의 필요를 역설하는 교서를 내리고 의지를 굳건히 했던 것이다. 그러나 영조의 탕평책은 오랜 관행과 뿌리 깊은 당파의 대립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자 정파의 양대 산맥인 노론의 수장 민진원과 소론의 거두 이광좌를 불러 서로의 화해를 권했으며 만약 이를 따르지 않는 무리에 대하여는 과감하게 파직을 시키는 등 강경책으로 나갔다. 뿐만 아니라 학문과 지식 그리고 인성을 갖춘 인재들은 노론 ·소론 등 당파를 초월하고 출신과 서얼 구분 없이 골고루 등용해 대국민화합에 노력한 결과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했으나 당쟁은 그 후로도 계속되어 조선왕국이 일본에 국권을 강탈당하는 원인중의 하나인 불치병이 되었다.



돌아오는 3월 9일은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이다. 정말 훌륭한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새로운 지도자에게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저 빈부의 격차를 최소화 하여 모든 사람이 함께 어울려 평등하게 잘 살아가는 세상을 원하는 것이다. 언론이나 인터넷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국민들의 마음은 대개가 화합과 공정이다. 즉 정치적 보복이 없는 용서와 관용을 베푸는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를 원하는 것이다. 부디 너그럽고 덕행이 높은 지도자가 나타나 새로운 탕평책으로 갈라진 국론을 슬기롭게 봉합하고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선진국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주길 기대해 본다.


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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