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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78조 전력망 보강계획’ 왜?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장중구 교수    작성 : 2022년 01월 27일(목) 14:07    게시 : 2022년 01월 28일(금) 08:50
장중구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
지난해 12월 2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력계통 혁신방안’을 발표하였다. 오는 2030년까지 총 78조원을 들여 전력망을 보강할 방침이라는 내용이다.

78조원 규모라고 하면 얼핏 짐작조차 어려운 규모다.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원전 5, 6호기의 투자비용이 11조원이니 원전 14기를 건설하고도 남는 비용이다. 한편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소요된 예산이 대략 22조원 이었으니, 그에 비해 3.5배나 되는 사업이기도 하다. 사업범위 또한 전 국토가 대상지역이다. 그럼에도 발표시점이 연말이었고 이슈가 넘쳐나는 선거철이라서 인지 몰라도 주요 언론들조차 ‘78조원 전력망 보강계획’ 발표에 주목하지 않았다.

정부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계획기간(2020∼2034년) 전력수요증가율을 연평균 불과 1.8%로 전망하였다. 이와는 상반되게 ‘전력계통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막대한 비용을 전력망 보강에 투자한다니 무슨 이유일까?

이론적으로 신재생 발전량 비중 증가는 발전설비 분산을 가져온다. 따라서 환경훼손을 일으키는 송전선로 건설을 피할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왜? 그 이유를 대략 다음과 같이 추론할 수 있다.

첫째, 신재생에너지 지역별 발전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인 반면 전력소비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지역이다. 이 같은 발전량과 수요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송전선로가 필요하다. 특히 해상풍력 집적화단지 같은 경우는 육상에 비해 공사비가 더 훨씬 더 드는 해상 송전선로를 건설하여야 한다.

둘째,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설비를 배전선로에 접속하여 역송전 하려면 배전설비 증설 또는 용량 확대가 필요하다. 2018년 이후 신재생 발전설비 접속대기 용량이 급증함에 따라 배전설비 신설 혹은 증설을 서두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종전까지 에너지 전환 계획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던 비용이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 이유다.

화석연료에서 신재생 중심의 에너지 전환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하고, 우리나라 역시 불가피한 현실이다. 다만 문제는 어떤 정책과 제도를 채택하느냐 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경우, 충분한 사전검토와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무리하게 공사를 서두르는 바람에 사업이 완료된 지 한참 지난 지금까지도 비판이 끊이질 않고, 심지어 보를 해체하여야 한다는 논란까지 빚어지고 있다.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마땅하다.

사전에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마련 없이 그때그때 당면과제만을 해결하는 식으로 투자할 경우 산업경쟁력 약화와 국민적 부담 증가의 결과를 낳게 된다.

송변전과 배전망을 모두 한전이 운영 및 관리하고 있는 현재로서는 전력계통 보강역시 한전이 책임져야 하며, 그 결과 한전 경영에 큰 부담만 안기게 된다. 정부가 밝힌 ‘전력계통 혁신’ 방안이 한전의 필요에서라기보다 주로 신재생 전원의 수용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전의 부담은 곧 전기요금에 반영되거나 세금이 되어 국민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게 아니라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송전망 이용비용을 부담토록 하여야한다.

또한, 배전망이 전력거래 플랫폼 형태로 바뀌는 만큼 배전망 운영과 이용주체를 분리할 필요도 제기되고 있다.

원칙적인 차원에서, 분산전원에서 생산된 전력은 가급적 생산지에서 소비되는 방식으로 설비투자와 요금제도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 운영을 제도적으로 권장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기술의 적용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아울러 풍력과 태양과 발전의 간헐성 극복을 위해서는 소형모듈형원자로(SMR)와 같이 안전성이 한층 강화되고 출력조절도 가능한 원전설비의 개발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에너지전환의 성공 여부가 곧 국가경쟁력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시행착오를 막을 수 있는 지혜가 절실한 시기이다.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장중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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