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면 : 제3959호 9면
전력량계 업계, 반도체 수급난에 발동동…최장 50주까지 대기
민·관수 계량기 시장 모두 반도체 품귀 심각
2월 반도체 공급 전망도 어두워, 정부 주도 반도체 사업 향방에 주목
강수진 기자    작성 : 2022년 02월 09일(수) 14:00    게시 : 2022년 02월 10일(목) 10:02
서울시 양천구 한 주택에 설치된 전력량계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전기신문 강수진 기자]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력량계(전력 계량기) 업계의 반도체 수급 위기도 턱밑까지 차올랐다.
전력 계량기의 핵심 부품에는 CPU라는 반도체가 포함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계량기 역시 현재까지 연쇄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관수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한 계량기업체는 “현재 반도체 칩 납기를 최대한 당겨 받으려고 하고 있지만, 자재 수급이 풀리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8월 한전 납기를 현재까지 지키지 못한 업체도 있다. CPU가 매달 소량씩 들어와서 20주~30주씩 걸린다는 얘기도 나오고, 정확한 일정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계량기업체는 “공급이 우선시 되는 차량용 반도체의 어려움이 풀린다 해도, 계량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계량기는 여전히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칩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현재까지도 최장 50주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전은 지난해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고초를 한 차례 겪은 터라 올해는 대응 체계를 어느 정도 정비한 상태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수급 불안을 경험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업체들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조기 발주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계량기 107만대를 조기 발주했고, 올해 비보안계량기와 보안 계량기 일정 물량을 선 발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이로써 올해 8월 분까지의 계량기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수 시장도 반도체 품귀에 따른 어려움은 별반 다르지 않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일환으로, 아파트 500만호에 원격검침인프라(AMI)를 구축하는 ‘가정용 스마트전력 플랫폼’ 사업에도 계량기는 핵심 요소다.
한 사업자는 “반도체 수급이 어려운 데다 코로나로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현장 설치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전했다.
이처럼 계량기 업체들이 반도체 수급난을 겨우 버티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반도체 공급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전문가들은 당장 이달 반도체 상황도 부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 1월 산업연구원이 국내 주요 업종별 전문가 175명을 대상으로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를 조사한 결과 2월 반도체 업황 전망 PSI는 87로 낮게 나타났다. PSI는 100(전월 대비 변화 없음)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월 대비 개선 의견이, 0에 근접할수록 악화 의견이 많음을 의미한다.
국내 완성차들의 판매실적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에서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 장기화로 주요 시장의 재고 수준이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7일 외신은 미국 포드자동차가 반도체 부족으로 미국·멕시코 공장 일부 생산을 중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반도체 최신 동향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세미콘 코리아 2022에 참석한 김형섭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부사장)은 온라인 기조연설을 통해 “반도체 기술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조사와 설비·소재 업체, 학계 등 반도체 생태계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주도 반도체 사업이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할지 주목된다.
지난 1월 중소벤처기업부는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이끌 국내 모든 파운드리(칩 제조기업)와 중소 팹리스(설계 전문기업) 단체가 참여하는 ‘팹리스-파운드리 상생협의회’를 발족했다.
협의회는 중소 팹리스 업계와 대기업인 파운드리 간 정례 소통 채널로 협력방안을 구체화하고 상생협력 성과를 확산하기 위한 실무 중심 협의체다.
중기부는 “올해도 팹리스의 시제품 수요가 상반기에 집중돼 병목이 우려되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상생협의회는 파운드리의 수요와 공급 불일치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하반기에 시행되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반도체특별법)도 시장 회복의 주목할만한 요인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세계 주요국이 앞다퉈 자국의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황에서 우리의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육성·보호가 중요하다”며 “하반기 법 시행과 함께 반도체·이차전지 등 주요 첨단산업의 역량 강화를 신속하게 지원하도록 후속 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업계와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강수진 기자 sjkang17@electimes.com        강수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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